<목차>
90년생이라는 키워드가 경제 담론이 된 이유
일과 소비에서 드러나는 세대의 경제 논리
조직·시장·개인의 관계가 바뀌는 지점

『90년생이 온다』는 특정 세대를 분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국 사회와 경제 구조가 어디까지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90년생은 단순한 출생 연도가 아니라, IMF 이후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며 형성된 새로운 경제적 태도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조직에 충성하기보다 계약을 중시하고, 희생보다 합리성을 선택하며, 소비에서도 감정보다 효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가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 낸 결과임을 강조합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동시에, 실제로 읽으며 제가 느꼈던 생각의 변화와 함께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어떻게 확장되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 세대 갈등이라는 주제를 넘어, 앞으로의 시장과 경제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대를 말하지만 결국 구조를 이야기하는 책
처음 『90년생이 온다』를 접했을 때는 솔직히 익숙한 세대의 담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또한 비슷한 세대이기에 호기심이 갔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이 예상은 빠르게 깨졌습니다. 저자는 90년생을 평가하거나 분석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대신 이미 변화해 버린 사회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90년생을 하나의 결과물로 제시합니다. 이 시선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세대 차이를 개인의 태도 문제로 단순화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참을성이 없다”, “끈기가 부족하다”와 같은 말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책은 이런 평가가 얼마나 단편적인지 보여줍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는 환경에서 자란 세대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줍니다. 저 역시 이 대목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무심코 내뱉던 세대에 대한 평가들이 사실은 변화한 구조를 외면한 채 과거의 기준을 강요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과 소비로 드러나는 90년생의 경제 감각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90년생의 일과 소비 방식을 경제 논리로 풀어낸 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보다 자신의 시간과 역량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야근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고, 불분명한 지시에 질문을 던지는 태도는 종종 문제로 인식되지만, 저자는 이를 명확한 계약 관계를 중시하는 경제적 합리성으로 해석합니다. 소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의 역사나 이미지보다 지금의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가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이들은 필요 없는 소비에는 냉정하고, 의미 있다고 느끼는 경험에는 과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 역시 제 소비 습관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남들도 다 쓰니까’라는 이유로 물건을 사기보다, 지금의 내 삶에 어떤 가치를 더해 주는지를 먼저 고민하게 된 변화가 이미 제 안에도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이런 개인의 선택들이 모여 시장의 방향을 바꾸고 있음을 차분히 설명합니다.
조직과 시장이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
『90년생이 온다』는 개인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그 변화가 조직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다룹니다. 기업이 아무리 과거의 성공 방식을 고수하려 해도, 구성원과 소비자가 변하면 시스템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직적인 조직 문화, 불투명한 보상 체계, 명분만 남은 가치들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저자는 이를 세대의 반항이 아니라, 시장의 자연스러운 진화로 설명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경제란 거대한 정책이나 지표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일상적인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흐름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관리자나 기성세대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이 책을 덮고 난 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세대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경제를 해석하는 태도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경제를 숫자와 제도 중심으로 이해하려 했지만, 『90년생이 온다』를 통해 사람의 선택과 가치관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소비 패턴, 일에 대한 태도, 조직과의 거리 두기는 이미 정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이 책은 변화를 미화하지도, 두려움을 조장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담담히 보여 줍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과거의 기준으로 현재를 재단하는 습관을 조금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세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앞으로의 경제와 시장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90년생이 온다』는 단순한 세대론을 넘어 경제 시각을 확장해 주는 책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